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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나는가수다 박완규, 김경호를 자극한 로커본능




나는가수다(이하 나가수)에 두명의 로커가 함께 하게 됐습니다. 박완규의 나가수 출연 이야기가 구체화됐을때 그의 합류 시기는 김경호의 나가수 하차 이후가 되지 않을까 짐작됐는데요, 박완규 스스로가, 김경호 자우림에 이어 자신까지 가세하여 록음악이 봇물처럼 터지면 오히려 그 기세가 쉬이 소진돼버리지 않을까 염려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간에 펼치는 경쟁이 오히려 흥미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박완규는 첫 무대에서 '자유와 반항'이라는 록의 정신을 보여줬고 이는 김경호의 로커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완규의 첫 출연은, 이례적으로 경연이 아닌 관람의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무대에 서지 않았던 지난주에 미리 대기실에서 각 가수들의 무대를 지켜보며, 각 무대를 평하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지요. 긴장감이라곤 전혀 없이, 각 무대에 대해 털털하면서도 솔직한 평을 쏟아냈습니다. 당시 나가수 무대에 임하는 포부도 밝혔는데요, 자신의 칼이 쓸만하다면 쓸어버리겠고 그렇지 못하다면 자신의 칼이 부러질 것이라며 오로지 음악만으로 소통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이런 모습은 첫 무대에 서는 날에도 이어졌습니다. 대기실에서도, 매니저와 만났을 때도, 동료가수들과 함께 순위표를 뽑을 때에도 다소 껄렁하면서도 털털한 자세에 변함이 없었지요. 첫 출연가수에게 주어지는 7번의 순서라는 프리미엄마저 반납하는 자신만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찌보면 허세스럽고, 스스로의 표현처럼 '싸가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신선했고, 야생의 로커다운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로커답게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툭툭 내뱉는 박완규의 합류는, 나가수에서 늘 겸손하고 긴장을 놓치 않는 또 다른 로커 김경호와 대비를 이루며 보는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박완규는, 동료 가수들이 김경호와의 대결구도로 몰아가자, '경호형만 이기면 되는 거에요?'라며 유쾌한 도발도 서슴치 않았지요. 자신만만한 박완규의 모습에 김경호는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조화를 추구하는 듯 박완규가 잘할 거라며 격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드디어 첫 무대에 오른 박완규는 특유의 로커 본능을 내세우며 강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았지요. 고 김현식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별다른 편곡 없이 원곡의 느낌을 살려 불렀습니다. 오롯이 노래에 집중한 그의 강렬한 가창은 그의 오만하고 당당한 표정 속에서 자유와 반항으로 대변되는 록의 영혼을 일깨웠고, 포효하듯 내지르는 샤우팅은 긴긴 여운을 남겼지요.

이런 박완규의 무대를 바라보는 김경호의 눈빛도 유독 강렬했습니다. 무대밖에선 늘 겸손하기만 했던 김경호답지 않게 이 순간만큼은 로커의 교감이 흐르는 듯 했지요. 박완규가 절정의 샤우팅을 날리는 순간 김경호 역시 입술을 움찔하며 그 전율을 몸으로 받아냈지요.
무대가 마치자 김경호는 활짝 웃으며 힘찬 박수를 보내줬는데요, 이는 록 스피릿이 충만한 무대에 대한 로커로서의 경의였습니다.

동료로서 뜨거운 환호를 보냈던 김경호는 이후 스스로 무대에 나서 또 다른 록을 보여줬습니다.
80년대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를 불렀던 전영록은 당시 커다란 선그라스를 착용했었습니다. 얼마전 선그라스를 착용했던 이유가 쑥스러웠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던 전영록인데요, 김경호는 이 노래에 록의 열정을 쏟아부었지요. 그의 선곡은 박완규를 의식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너무도 하고 싶었던 노래이기에 작심하고 준비해온 것이지만 우연찮게 박완규와의 대결구도가 된 셈이지요.

조용하게 시작된 곡이 록의 비트 속으로 빠져들자, 조용조용하고 다소곳하기까지 했던 김경호에게서 록 스피릿이 폭발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스스로 고백했듯 이날 만큼은 조금 더 나갔습니다. 그동안 보통 한차례만 했던 마이크 퍼포먼스도 4번이상 펼쳤고, 화려한 헤드뱅잉은 이전보다 더욱 격렬해졌지요. 무대가 끝났을때 예전과 달리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이 이를 반증합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결과겠지요.

이들 두 로커는 나란히 1,2위를 나눠가졌습니다. 박완규씨를 의식했냐는 질문에 김경호는 '헤드뱅잉의 각도가 평소보다 넓었다'며 쑥스럽게 웃었지요. 서로를 부둥켜안고 축하를 전했던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한 목소리로 외쳤지요. 'Rock will never die'  언젠가 임재범과 윤도현이 함께 했던 말이기에 나가수에선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말입니다.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존재가 있기에 무대는 더욱 풍성했고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과연 이들은 임재범과 윤도현이 이끌던 시절의 감동을 다시 살려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이 두 조합이, 나가수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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