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멘토스쿨이야말로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에서 진행되고 있는 멘토스쿨 이야기에서 단연 돋보였습니다. 중간평가임에도 탈락자가 누가 될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지요. 또한 중간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끝난 최초의 멘토스쿨이기도 합니다.
위탄2 예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심사위원은 윤상이었지요. 무표정한 얼굴과 냉정한 심사평은 참가자들을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는 온정적인 다른 멘토들과 대비를 이루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지요. 이러다보니 위대한캠프에선 자신이 말만 하면 분위기가 이상하게 된다며 푸념을 하기도 했던 윤상인데요, 이는 제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순간에선 큰 부담이 되고 말았습니다.
윤상은 '놀러와'에 출연해, 아무도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다른 멘토들처럼 사탕을 미리 발라놓지 못한것을 후회했습니다.
멘토는 제자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한명의 제자를 여러 멘토가 선택할 경우, 제자가 멘토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윤상은 유일하게 제자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했지요. 그래서 그의 제자들은 오로지 윤상 혼자 선택한 제자들이었습니다. 동시에 윤상의 제자들은 다른 멘토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제자들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윤상이 선택하지 않았다면 탈락할 운명이었지요.
이는 다른 멘토스쿨에 비해 걸출한 스타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할텐데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연 윤상멘토스쿨은 '죽음의 조'였습니다. 의외였지요.
그런데 위탄에서의 윤상은 모든 것이 의외입니다. 감성의 발라드곡을 주로 써왔던 윤상이기에 안정적이고 조용한 보컬위주의 참가자를 고를 것으로 기대됐지만 저스틴 김과 김태극은 의외의 선택어었습니다. 이 두 사람도 윤상의 선택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는데요, 4명의 제자 중 윤상이 예선부터 관심을 보인 이는 장솔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동료멘토들도 의외의 선택에 놀라워했지요. 윤상은 어쩌면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예의를 가장 중요시 여길 것 같았던 그가, 건방진 태도로 멘토들의 심기를 불편케했던 김태극을 선택한 것도 신선했지요.
제자들과의 첫 만남에서 윤상은 정동진으로의 1박2일 기차여행을 준비했는데요 스스로 여행을 무척 싫어하지만 자신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기기위해 마련했다고 밝혔지요. 이 역시 스스로에게 익숙한 길이 아닌 도전의 길을 선택한 셈입니다.
서로 너무도 달라보이는 이들의 만남은 음악 안에서 서로에게 급속히 몰입됐습니다. 서로의 노래에 눈물 짓기도 하고, 미소로 호응하기도 하며 금세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해갔지요, 그 중심에는 섬세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저마다의 음악적 장단점을 짚어주는 윤상이 있었습니다.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속에 자신의 앨범을 숨겨두고는 제자들이 스스로 중간평가의 미션곡을 고르게 하는 방식도 이채로웠고, 중간평가를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른 것도 색달랐습니다. 중간평가 장소도 인상적입니다. 낡은 건물의 앤틱한 소파에 앉은 훈훈한 외모의 심사자 성시경과 윤건의 모습도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 윤상의 미감을 돋보이게 해주었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들보다 더욱 눈길을 잡아끈 것은 제자들의 실력이었지요.
어둠의 마성이 빛나는 전은진은 '소월에게 묻기를'을 선곡했는데요, 연습과정에서 윤상으로부터 가장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녀는 '윤상의 가르침에 보란 듯이 잘하겠다'며 근성있는 자세로 임했는데요, 무대 위에서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며 매력적인 보컬을 선보였습니다. 진한 감성의 곡해석도 빼어났지요.
감미로운 목소리를 살려 안정적인 무대와 옷벗기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며 스타성을 보여준 김태극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음악적 재능이 풍부한 저스틴 킴은 도입부의 랩부터 MR로 흐르는 기타반주까지 편곡 전반에 발휘된 그의 재능으로 극찬을 받았지요. 완벽주의자인 자신을 늘 스스로 압박한다는 저스틴김은 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에게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는 음악적 안식까지 얻은 듯 했는데요, 긴장한 채 무대에 올랐지만, 노래를 부르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저스틴 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제자들의 무대를 보며 윤상을 때때로 미소를 보였습니다. 바로 자신의 섬세하게 지적한 부분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제자들이 대견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윤상은 제자들의 무대가 끝날때마다 더없이 행복한 얼굴로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이 마냥 편해보이지는 않았지요, 제자들의 실력이 너무나 출중해 누구를 떨어트려야할지 벅찬 고민이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멘토들과 달리 윤상은 제자들에게 경어를 씁니다. 그럼에도 성심을 다하는 마음이 느껴지지요, 그의 섬세한 조언들은 경어 속에 녹아들어 제자들의 최선을 이끌어냈고, 성심을 다한 제자들에게 윤상은 미소로 화답했지요. 선택받지 못한 멘토와 선택받지 못한 제자들의 만남은 이렇듯 이채롭고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며, 위탄의 새로운 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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