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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해를품은달 김수현-여진구의 절규로 통하는 싱크로


 



'월이라는 무녀가 8년전에 죽은 허연우인 것이냐'

극무 장씨는 복잡하게 얽혀있던 가혹한 진실을 기어이 확인해 줬습니다. 두려워 묻는 왕에게  그녀는 그저 말없이 눈을 감으며 고개를 숙였지요, 이미 예감했던 진실이 확인된 순간 왕은 뒷걸음질치며 전율합니다. 한 쪽 눈에서만 흐르는 한줄기 눈물은 애달픈 감정을 절제하고자 하는 왕의 마음인 것 같아 오히려 애절함을 더했습니다.

처음 월이라는 무녀를 본 순간부터, 월에게서 연우를 느꼈지만 이를 가당치 않은 미혹이라 단정했었던 왕입니다. 하여 왕은 자꾸만 자신의 마음으로 파고드는 월을 떨치고자 수차례 월을 다그치곤 했지요. '과인이 곁을 주었다고 해서 마음까지 준 줄 아느냐...너는 그저 액받이 무녀일뿐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미혹된 마음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월에게 날을 세웠던 기억은, 이제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옵니다, 특히 가장 마지막에 했던 말,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했던 자신의 말은 왕을 미치도록 사무치게 만듭니다. 지켜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모진 상처까지 줬다는 자괴감은 기어이 왕을 무너뜨립니다. 무너져 내린 왕이 외치는 외마디 '연우야..', 김수현이 외친 이 말은 8년전 어린 훤(여진구)이 외쳤던 그 음성이 그대로 되돌아온 듯 했지요. 여진구와 묘하게 싱크로되는 김수현의 외침은 8년의 세월을 가로질렀지요.

그동안 왕 이훤은 착실하게 진실을 파헤쳐왔었지요. 그리고 이날 왕은 친절한 해설을 덧붙이며 기어이 최종 진실에 이르게 됩니다.
죽은 후에도 두시진이나 따뜻했던 사실에서 흑주술을 의심했던 왕은, 이미 국무 장씨로부터 암시를 받았습니다. 흑주술을 행하면, 행한 자도 반드시 죽을 진데, 자신이 살아있다면 흑주술을 당한 자도 죽지 않았을 거란 말은 진실에 대한 강렬한 단서일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인 단서가 추가되는데요, 은밀히 조사를 진행해온 의금부도사가 결정적인 실마리를 보고합니다. 연우의 무덤이 파헤쳐진 사실과 어린 시절 연우의 몸종이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여인이 지금은 무녀 월의 무노비라는 사실이었지요. 이제 왕은 그동안 미심쩍었던 부분이 퍼즐맞추듯 하나 하나 맞아 떨어짐을 느끼지요.

하지만 왕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의문은, '연우가 월이라면 왜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는가'였습니다. 자신을 몰라보는 월의 눈빛에선 한치의 거짓을 느낄 수 없었기에, 왕은 또 다시 혼란스러워집니다.

이제 그 답을 알고 있는 국무 장씨를 찾아 어지러운 실타래를 풀일 만 남았지요.
장씨를 만나러 가는 길, 훤은 다시 한번 의문을 정리합니다.
주술, 체온이 떨어지지 않은 시신, 염습조차 않하고 서둘렀던 장례, 파헤쳐진 봉분, 흔적을 남기지 않는 타살, 다시 주술, 성수청, 국무 장씨 그리고 연우의 죽음을 파헤치는 현장마다 나타나는 월의 무노비, 이제 확인만이 남았을 뿐!
자신에게 되뇌이는 이러한 깔끔한 요약 서비스는 시청자를 위한 친절한 요약해설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을 압축해서 해설하고 국무 장씨를 만나 확인해야 할 것들을 새삼 짚어주는 퍽 친절한 왕이지요.


오직 확인만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무 장씨도 처음에 에둘러 표현하지만 나름 친절하게 정황을 설명합니다. 특히 기억을 잃어버린 것과 관련해서는, 죽음의 고통속에서 살아나 전생을 잃어 버린 무녀를 본적이 말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이에 왕은 재차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죽음의 고통속에서 살아난다. 이를테면 무덤에 갇혔던 충격과 공포를 말함이냐'라며 이미 진실을 예감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이제 왕은 진실의 확인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끝내 물을 수 밖에 없었던 질문, '그무녀의 이름이 월이냐, 월이라는 무녀가 바로 8년전에 죽은 허연우인것이냐'라며 고통 속에 내뱉는 훤의 눈에서 단 한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맙니다. 가혹한 진실을 마주한 훤은 맘놓고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애달픔이 한 줄기 눈물에 고스란히 투영되었지요.

하지만 마지막 모습에서 자신을 걱정하던 월의 모습과 그런 월을 의심하고 모질게 대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오르자, 절제하던 왕은 기어이 무너지고 맙니다. 쓰러져 절규하는 김수현의 모습은, 왕의 아역을 연기했던 여진구와 너무도 닮아있습니다. 과연 김수현은 이 장면을 위해 얼마나 연구를 한 것일까요, 여진구의 연기를 수없이 보면서 고민했던 흔적은, 전혀 다른 인상의 두 사람이 절규에서 싱크로되는 놀라운 모습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추리를 밝혀나가는 과정을 친절하게 해설하고, 아역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게 몰입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끝판 오열까지 김수현의 풀서비스가 빛났던 한 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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