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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드라마&시트콤

선녀가필요해 황우슬혜, 박하선의 대항마 될까





박하선이 하이킥의 에이스가 되리라 짐작한 사람은 많치 않았습니다. 2005년 데뷔이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 드라마 동이를 통해 비로소 단아한 매력으로 주목 받던 그녀가 시트콤에 어울릴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박하선은 시트콤의 여왕으로까지 불리울 정도로 하이킥3에서 돋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청순미 물씬 풍기는 어여쁜 외모와 조신한 말투, 여린 눈빛으로 참한 규수와도 같은 이미지의 그녀는 흥분하면 반전되는 표정연기가 압권이지요. 적당히 푼수끼 있으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는 그야말로 시트콤의 히로인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요. 분노하거나 급할 때 발동하는 부릅 뜬 눈과 떨리듯 울리는 목소리는 참한 그녀의 이미지와 상충되는 매력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얌전하기만 했던 그녀가 윤계상의 입에 김치를 포기 채 쳐넣어버리고, 창가에 앉은 윤건을 밀어버리고, 윤지석의 얼굴에 박치기를 작렬했을때 웃음은 배가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정극연기를 펼치듯 다소곳하다가도 흥분하면 반전되는 박하선의 다혈질 연기는 하이킥3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하이킥에 도전하는 시트콤이 동시간대에 출격했습니다. 'KBS의 선녀가 필요해'인데요, 첫회부터 빵 터진 차인표의 망가지는 분노연기와 8년만에 돌아온 심혜진의 시트콤 연기가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처음으로 시트콤 연기에 도전해 화제를 낳은 차인표나, 오랜 침묵을 깨고 시트콤으로 돌아온 심혜진 덕분에 시선몰이엔 합격점을 받았지만, 성공적인 시트콤이 되기 위해선 의외의 인물이 주는 반전매력이 필수일 것입니다 하이킥3의 박하선처럼 말이지요. 그런 면에서 황우슬혜에 주목해 볼만 합니다.

황우슬혜는 2008년 영화 '미스 홍당무'에선 청순하고 조신한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후에도 드라마와 영화, 예능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그녀가 처음으로 시트콤에 도전했는데요, '선녀가 필요해'에서의 캐릭터는, 하이킥 속 박하선처럼 단아한 이미지에 푼수끼 있는 역할입니다. 황우슬혜는 선녀에 걸맞는 고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요, 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이 청초함을 더해주고 있으며, 머리를 하나로 묶어 올린 선녀의 헤어스타일과도 잘 어울리는 잘생긴 이마 역시 선녀다운 풍모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캐릭터는 다분히 시트콤스럽지요, 그녀의 맹하면서도 푼수끼 넘치는 어리바리한 캐릭터는, 시종일관 냉담한 명령조로 시크한 분위기를 이끄는 그녀의 엄마 선녀 왕모(심혜진 분)와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엉뚱하면서도 덤벙대는 그녀의 모습은 기품있고 우아할 것 같은 선녀에 대한 상식을 파괴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러한 푼수끼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이쁘게 보이고자 욕심내지 않고 마음껏 망가지는 모습때문이겠지요. 아무 생각없어 보이는 낙천적이고 순수한 모습 덕분에 아무생각없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들고 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목욕하러 지상에 내려왔다가 선녀옷을 잃고 졸지에 미아 신세가 되었지만, 별 걱정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춥고 배고픈 상황엔 짜증도 부리고, 엄마의 성화에 선녀옷을 찾으러 다니다가도 예쁘다고 모여든 이들에게 상냥하게 웃어주고, 치킨집 주인 아줌마의 깜짝 공연에 해맑게 웃을 수 있는 표정연기가 매력적이지요.
선녀탕에선 물결을 뿌리며 CF의 한 장면을 연출하더니, 양손에 치킨을 부여잡고 볼이 터질 듯 통닭을 꾸역꾸역 먹기도 하고, 자장면을 폭풍 흡입하기도 할 정도로 최선의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오버스러운 연출로 웃음을 줄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선녀가필요해' 속 황우슬혜는, 박하선과 달리 큰 약점이 있습니다. 하이킥3의 박하선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근간에는 박하선 본인의 매력도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서지석과의 달달한 로맨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달달한 로맨스를 응원하는 팬층도 상당할 정도로 이들의 풋풋한 로맨스는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 끌고 있지요. 그런데 '선녀가필요해'에서 황우슬혜의 러브라인은 하필 차인표입니다. 차인표의 매력을 기억하는 사람이야 많겠지만 이미 20년전 추억일 것입니다. 나름의 코믹한 재미는 주겠지만 달달한 로맨스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태생적인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겠지요.

태생적으로 로맨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없게 된 황우슬혜는 과연 박하선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그녀가 선보일 시트콤 속 이야기를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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