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불후의명곡2 이정,개그이미지 날린 최고의 무대 선사




불후의 명곡2(이하 불명)의 이번 주 전설은 동물원의 김창기였습니다. 일상에 와닿는 서정적인 노랫말과 편안한 선율로 대변되는 동물원의 노래에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잔잔한 추억을 남기는 명곡들이 많은데요, 모처럼 불명을 통해 만난 동물원의 노래들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여운이 새삼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동물원의 명곡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던 가수들의 무대는, 불명만이 건네줄 수 있었던 특별한 선물이었지요.

이날도 참가 가수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강민경의 경우, 큰 한방이 있다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는데요, 그녀가 선보인 추억의 명곡 '시청앞 지하철역'은 산뜻한 노란색으로 차려 입은 강민경의 환한 웃음 속에서 경쾌하게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특별게스트는 '허각'이었지요. 노래 속 사연을 담은 짧은 만남을 연출하고는 총총히 사라지는 허각의 뒷모습, 이후 무대는 쓸쓸한 가을 속으로 잠겼습니다.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진 강민경의 무대는, 불명이 이끌어냈던 최고의 러브라인 허각-강민경의 감짝 공연으로 애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대기실까지 이어진 이들의 깨알같은 뒷이야기는, 예능적 재미가 쏠쏠한 불명의 요즘을 대변해주었습니다.

이날 무대를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가게 된 신용재는 애절한 발라드의 참맛을 보여줬지요. 과장되지 않은 호소력을 지닌 그의 음색은, 담백하면서도 애절함이 물씬 풍겨오는데요, 신용재가 부른 '기다려줘'는 20년전 김광석의 감성에 닿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불명을 통해 가창력을 뽐내 왔던 신용재의 마지막무대에 걸맞는 인상적인 무대였지요. 특히 무대 중반에 깜짝 등장한 어린이 합창단의 맑고 깨끗한 음색은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의 압권은 단연 이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정은 불명에서도 불운했었습니다. 빼어난 노래실력에도 그 진가를 드러내지 못했었지요. 개성있는 음색과 매력적인 고음, 박자를 넘나드는 리듬감까지...음악적인 면에선 뭐 하나 부족함이 없는 이정이지만, 지금껏 불명에서는 시원찮은 성격을 거둬왔습니다. 더구나 이날 무대를 앞두고 지독한 독감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녹화 직전까지 응급실에 있었다는 이정이었지만 막상 무대로 향하는 이정의 얼굴엔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혼신을 다해 부르겠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무대에 오른 이정은, 무대 위에서 전혀 병색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선곡한 이정은 원곡에 담긴 쓸쓸함에 웅장함을 더했습니다. 강렬한 기타사운드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경이로운 고음은 경건함마저 느끼게 해줬는데요, 후반으로 치달으며 절정에 이르던 고음 애드립엔 자신의 절절한 감성을 온전히 담아냈습니다. 독감으로 목소리가 안나올까 염려했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고음도 인상적이었지요. 가창에 담긴 깊은 열정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대를 마친 이정은, 자신의 무대에 스스로 감동했다며 자신을 다독이는 제스쳐를 취했는데요, 이렇듯 최고의 무대는, 기본기와 무대연출 못지 않게 '스스로 진정 몰입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준 장면이었습니다.

그의 무대를 지켜보던 동료가수들의 얼굴에도 경이로움이 가득했는데요, 특히 냉소캐릭터의 대명사 김구라조차 깊은 감동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정의 무대가 끝났을때 ' '목도 안좋은데...정이가 정말 애쓴다'라고 말하는 김구라의 표정에선 오직 진지한 극찬만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숱한 감동의 무대를 지켜보면서도 어떡하든 웃기는 멘트를 이어가며 예능의 재미를 추구했던 김구라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솔한 찬사만을 표현했습니다.
한때 이정과 더불어 '명 받았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김구라는 이정과의 친분이 상당한 편입니다. 이날 이정이 목이 아프다고 걱정하자 죽염을 챙겨주기도 했는데요, 결국 이정이 최종우승을 하자 김구라는 '내 죽염 덕분이야'라며 크게 기뻐했습니다. 이에 이정은, (죽염을) 깜빡하고 있었다며, '괜히 먹었다, 3년동안 생색낼텐데..'라는 말로 이들의 '나름 우정'을 표현하기도 했지요.

2003년 '다신'으로 데뷔했던 이정은, 이후 시트콤과 예능 등을 오가며 개그맨만큼이나 웃기는 가수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수보다 예능인으로 더욱 부각되곤 했는데요, 군 복무 이후, 예능출연을 자제하고 음악에 매진하고 있는 이정이지만, 불명의 대기실에서도 여전히 분위기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독감 탓에 컨디션 난조로 대기실에서 다소 차분한 모습이었는데요, 대신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한껏 뽐내며 가수로서의 진가를 보여줬지요. 총500표 중 425의 득표는 앞으로도 쉽게 깨지기 어려운 기록일텐데요, 앞으로도 웃기는 것 못지 않게, 진한 감동을 주는 가수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