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불후의명곡2, 중년도 반하게 한 아이돌 태민



                      중년도 반한 아이돌

불후의명곡2(이하 불명)의 기획은 아이돌로부터 시작되었었지요. 보컬리스트 특집이후 지금은 아이돌 일색에서 탈피해 자기 색깔이 확실한 보컬위주의 무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뿌리는 아이돌이었습니다. 당초 나는가수다와 차별화하기 위한 카드가 아이돌의 무대라는 것이었지만 어느새 중견가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요즘 출연 중인 가수의 면면을 봐도 불명의 보물이라 불리는 알리를 비롯해, 임태경, 홍경민, 이정, 성훈 등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막강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통 아이돌도 참여하고 있지요. 바로 샤이니의 태민인데요, 처음 태민의 합류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샤이니의 메인보컬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댄스전문으로 유명세를 떨친 멤버였기 때문이지요. 샤이니 종현의 출연 이후, 샤이니 멤버의 출연이라면 오히려 온유의 출연을 예상했을정도이지요.


하지만 태민의 불명 출연은 무척 성공적입니다. 첫 출연부터 기존의 귀여운 막내동생같은 이미지를 벗고 홀로 무난하게 무대를 장악했습니다. 송창식의 잔잔한 노래를 소화하면서 부드럽지만 울림이 있는 음색으로 애잔함을 잘 살려주기도 했는데요, 특히 안정적인 가창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태민의 재발견이었지요. 이후 조영남편에선 '도시여 안녕'을 통해 직전 무대와는 다르게 경쾌한 편곡과 상큼한 안무로 재미있는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지요.

당시 처음으로 1승을 하면서 보인 겸손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쟁쟁한 선배들을 곁에 늘 수줍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태민은, 이들과 함께 무대를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기뻐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MC 김구라는 물론이고 선배 가수 또한 이런 태민에게 정이 듬뿍 담긴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지요. 이렇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태민인데요, 이번 고 박춘식2주년 특집편에선 맏형 임태경과 쌍벽을 이루며, 불명 최초로 동점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비록 알리에게 패하긴 했지만, 늘 폭발적인 무대로 불명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마흔살 임태경과 어깨를 나란히 한채 2연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이날 태민은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을 선곡했지요. 60년대 전차의 종점을 소재로 서민적인 소박한 가삿말이 돋보이는 이 노래는, 종점이 주는 아쉬움과 떠나간 연인에 대한 쓸쓸함이 담긴 곡인데요, 서울 변두리에서 살아가던 서민의 아스라함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마지막 후렴구인 '마포는 서글퍼라'에서 느껴지듯, 깊은 밤 느껴지는 삶에의 고단함과 떠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이 곡은 발랄한 멜로디에도 느껴지는 쓸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민에 의해 재탄생된 마포종점은 서글픔을 벗고 경쾌함을 입었습니다. 갓 스무살이 된 태민만이 줄 수 있는 경쾌함이었지요.

태민이 무대에 등장하자 소녀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는데요, 역시나 아이돌답게 상당한 팬들을 몰고 다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날 태민의 무대가 절정에 달했을때의 환호는 소녀들만의 몫이 아니었습니다. 객석을 채우고 있는 중년의 관객들도 태민의 무대에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어우러지고 있었지요. 이렇게 중년까지 함께 들썩이도록 만들수 있었던 힘은 바로 갓 스무살만이 선사할 수 있는 특유의 발랄함과 경쾌함 덕분이었습니다.


힘찬 함성으로 시작된 태민의 무대에는 태민 특유의 가벼운 몸놀림이 이어졌습니다. 시종일관 발랄한 몸짓으로 신나게 무대를 누비더니 댄스브레이크타임에서는 자신의 주특기인 유연하고 감성적인 댄스가 펼쳐졌지요. 손놀림마저 섬세해서 감성댄스라 불릴 만했는데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댄스 직후에도 안정적인 호흡과 가창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태민 스스로가 밝혔듯, '밤전차'와 '종점'이라는 단어 자체는 나이 어린 태민에겐 생소한 것들입니다. 이런 생소한 노래를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습니다.


나가수에서 쟁쟁한 가수들이 지난 시절의 감성으로 젊은 층의 심금을 울리듯, 불명의 아이돌 태민은 지난 시절의 감성을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재해석하여 중년들에게 어필한 셈이지요. 세대와 세대의 소통이 양방향으로 이뤄질 때 그 의미가 더욱 깊을 것입니다. 젊은 층이 부모 세대의 감성에 매료되듯, 부모세대가 젊은 층의 감성을 이해할 때 우리의 문화는 더욱 풍성해 질 수 있겠지요.

중년도 반하게 하는 아이돌, 이는 불명이 주는 선물일 것입니다.

아래 손가락모양은 추천버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