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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협박 못느꼈다는 김제동, 과연 무심한걸까

 

 

 

민간인 사찰에 이어 연예인사찰 문건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찰대상 연예인으로 김제동이 포함된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선보고 사항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당사자인 김제동의 반응이 인상적입니다.

김제동은 어제 < 시사IN > 과의 통화에서 국정원직원이 두차례나 직접 자택으로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직원은 김제동에게 '노무현대통령 추모 콘서트에서 사회를 본다는 게 사실인지'를 확인하면서 '왜 굳이 해야 하느냐, 당신 말고 다른 사람도 많지 않느냐'며 콘서트 사회를 보지 않는 게 좋겠다는 회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은 당시 국정원 직원의 방문에 대해, '협박이나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내가 당한 일이 사찰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일로 인해 특별히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부당한 일을 겪었으나 제대로 하소연도 못했던 사람이라면, 어떤 계기가 있어 그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게 되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요즘처럼 권력의 부당행위가 일파만파 번지는 상황이라면 그 중심에서 대중의 이목도 끌 수 있고, 동정여론도 얻을 수 있을법한데요, 하지만 김제동은 겪었던 사실만 공개할 뿐, 협박으로 느끼지는 않았다며 담담할뿐입니다. 

2년전 국정원의 회유를 받았음에도 김제동은 추모콘서트의 사회를 맡았고, 그 직후 방영을 앞두고 있던 엠넷의 김제동쇼가 폐지된 바 있습니다. 당시 김제동쇼는 이미 1회 방송분 촬영을 마친 상태였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방되고 말았지요. 그럼에도 김제동은 '특별히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김제동의 이러한 반응이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1년전 건강이 안좋은 이소라를 위해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의 진행을 대신했던 김제동의 방송분이 갑자기 불방되었을때도, 4년간이나 메인 MC로 활약했던 스타골든벨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차할때도 김제동 측은, 외압이 없었으며 방송국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만 밝혔었습니다. 스타골든벨이 300회 특집을 받아 예전의 MC들을 모두 초대했을때에도 유독 김제동만은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은 그 부당함을 말하지 않았지요.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소위 '좌편향 연예인'의 대표주자 격으로 알려진 김제동의 억울함입니다. 지난 대선에선 유독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했던 연예인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장관까지 지낸 연예인출신도 있었지요, 좌편향이건 우편향이건 연예인의 정치행보는 계속 있었고,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은 선거독려는 할지엉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선거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의사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선거의 열매를 얻고자 하는 부분도 있을것입니다.

그런면에서 김제동은 정치참여보다는 오히려 연예인으로 남기를 바라왔습니다. 부당함을 겪었던 사람이 그것을 삭이다가 기어이 폭발시키게 되면, 그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 십상입니다. 한번 투사로 돌변하면 멈추기가 힘들어지지요, 그렇게 투사가 되어 이제는 연예계보단 정치권에서 더욱 익숙해진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김제동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방송계를 떠나 야인생활을 할때조차도 연예인의 길을 추구했지요, 예전엔 경향신문을 통해 유인촌 전장관을 인터뷰 하더니 얼마전에는 힐링캠프에서 박근혜씨를 상대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김제동이 정치행보를 적극적으로 이어왔다면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었겠지요, 어쩌면 그는 생각과 사상이 다른 사람과도 소통하는 접점에 서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좌편향 연예인'이라는 딱지가 너무 버거워보이지만 그의 행보에선 그러한 의지가 읽히고 있지요.
국민분열이 극심한 요즘 세상에 필요한 그러한 인물 말입니다.

오래전 정치적 소견을 묻는 질문에 김제동은 이렇게 답한 적이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개그맨인 내가 정치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난 투표는 꼭한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나만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그동안 그가 겪은 일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은 그가 투사로 일어서기를 강요해온 듯 합니다. 하지만 그는 뺨 맞고도 괜찮다 허허 웃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아파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소통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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