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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놀러와>만의 수다를 가능케 해주는 그녀, 김원희



유재석의 대박프로그램에는 동반자가 있다.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의 박명수,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그리고 300회를 맞는 장수 프로그램 <놀러와>의 김원희.
이효리씨나 김원희씨는 그야말로 오랜 지기와도 같은 동반자느낌을 준다. 돌아보면 이들의 인연은 길고도 길다. 여기서 동반자라함은 이들은 유재석과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맞서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쇼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한결 높여주는 느낌이다.
놀러와에도 유재석의 자연스러운 진행을 배가시키는 감초역할의 동반자가 바로 김원희이다.

요즘의 유재석은 대한민국 대표 MC다.
항상 출연자를 배려하고 출연자의 이야기에 적절한 반응을 해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누구하나 쳐지지 않도록 관심가져주고, 토크를 이끌어내주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진행자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그가 혼자만의 실력으로 이런 프로를 이끌어가고 있는 건 아니다.
젠틀한 그의 진행을 더욱 부각시키는 깐죽대는 진행이 있음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고, 출연자를 향한 나름의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수다스러움에 적절한 추임새와 맞장구를 취해줄 수 있는 역할이 바로 김원희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그녀의 진행자로서의 자세를 보자!

항상 김원희는 진행자라기 보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경청하는 입장"을 취한다.
이것은 토크를 방관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듣고 시청자의 궁금함을 긁어준다고나 할까?
듣는 입장에서의 궁금함도 해결해주고, 경청을 통해 출연자가 미처 말하지 못한 그 뒷이야기를 정리해준다. 토크와 방송출연에 낯설어하는 출연자가 다 하지 못한 말을 추임새를 주듯 툭툭 던져주는 식이다.
그리고 어수선한 토크의 핵심을 정리해준다.
이를테면, 어제 방송에서도 중간에 등장한 '길이'가 다소 썰렁한 이야기로 상황이 흐트러지자 자연스레 그녀의 멘트가 나온다.  "아까 것 써" 어떻게 정리해야할 바를 모르는 민망한 상황에서 썰렁한 침묵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간단히 해결해준다.
즉, 이하늘이나 '길이'씨의 두서없는 이야기도 잘 풀어서 정리해주면서 출연자도 편안하고, 시청자도 재밌는 분위기를 리드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그녀에게는 아줌마들에게 느껴지는 푸근함과 억척스러움이 느껴진다.
어려워서 또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 낯설어서 잘 뱉지 못하는 말들도 마치 여러 날 본 사람들 대하듯 자연스럽게 내뱉는다.
(실제로 지연양이 티아라 멤버 은정에 대해 표현할 때 숙소에 들어갈 때부터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는다고 할때 "훌렁훌렁"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해준다. 아직 어린 아이돌에게 아줌마처럼 "훌렁훌렁"이 뭐냐고 김수로가 타박했지만, 그 순간을 적절하게 잘 표현해주는 적재적소의 말이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웃게되는 거 같다.)

김원희 식의 진행은 [나서지 않는다]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서서 토크를 이끌어내는 것은 유재석씨가 한다. 그녀는 다만 잘 들어줄 뿐이다.
들어주며 정말 웃긴지 아닌지 적절한 추임새도 넣어주고 시청자와 같은 자세로 궁금함을 공유하며 집중도를 높여주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조용히 배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왕년의 재기발랄한 끼의 흔적은 가끔씩 툭툭 나오는 센스있는 코멘트에서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입냄새로 검색일위에 등극 했던 '길이'가 헬스장에서 개인교습을 받을때 위에서 역도들어주는 트레이너에게 입김이 닿지 않도록 숨을 참았다는 사연에서, '잠수 할때 쓰는 파이프 물고 하시지'하는 부분은 압권이었다- 정말 웃지 않고는 배기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동안 오랜 연애활동을 해본 김원희씨의 캐릭터가, 데뷔 초에 워낙 개그맨만큼 웃기는 인상을 줬기에 개인적으로 개그우먼같은 편견도 있었는데, 이제는 원숙한 편안함과 여전히 건재한 재치로 한결 프로그램을 빛내주고 있는거 같다.
다시말해 그녀만의 매력은 출연자를 어려워하지 않는, 간 크고 소탈한 그래서 자연스러운 소위 아줌마틱한 진행이 아닌가싶다.

오랫동안 호홉을 맞춰온 유재석과 김원희, 예전엔 둘이 함께 나서서꽁트를 하는 등 무대의 중심에 섰지만, 이제는 게스트와 함께 하는 모습이 더욱 멋지다.   이들 콤비의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 왠지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