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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박시은, 정글에서 건진 신데렐라

 

 

 

 

90년대 하이틴 스타로 반짝였던 박시은, 하지만 정글의 법칙2 바누아투편에 나서는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근래 연기활동이 활발하지 못했고, 출연한 작품에서도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었기에, 한때의 하이틴스타는 대중의 기억에서 희미해졌었습니다.

 

바누아투로 떠나기전 공항에 모여 앉았던 김병만족은 새롭게 합류할 여자멤버를 한껏 기대하고 있었지요. 저마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대며, 아이돌의 출연까지 기대했던 이는 멀리서 나타나는 박시은에 적잖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출연자에게도 시청자에게도 낯설기만 했던 그녀, 박시은의 '정글의 법칙' 합류는 그렇게 환영받지는 못했습니다.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에 여성이 과연 어울릴지, 민폐만 끼치지는 않을지 하는 우려가 많았지요.

 

헌데 그녀는 대박을 쳤습니다. 그야말로 제2의 연기인생을 열며 신데렐라로서 화려한 복귀를 한 셈이지요. 잊혀져갔던 그녀를 다시 기억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몰랐던 이들조차 그녀를 알아보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정글의 법칙 합류가 그녀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돼줄 수 있었던 이유는 정글에 적응하는 그녀의 모습이 가식이나, 나약함이 아닌 남자와는 차별화된 섬세함과 푸근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지요. 힘들어 지칠때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힘을 북돋울 수 있는 정서적 교감을 보여줬기에 그녀의 존재감은 빛났습니다.

 

야생에서 적응해 살아가야하는 '정글의 법칙'에서 여자멤버가 필요하냐는 지적은 처음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습니다. 시즌1의 두번째 도전에서 합류했던 여자멤버의 존재감이 미미했기에 이러한 의견이 더욱 힘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박시은은 그 우려의 시선을 자신만의 존재감으로 증명해냈습니다. 야수르 화산에 도전한 첫 날, 화산재가 날리고 금세라도 화산이 터질 듯한 야수르 화산근처에서 어쩔 수 없이 비박에 나선 상황속에서도 그녀는 그 어떤 두려움이나  타박없이 모자를 뒤집어 쓰고 태연히 잠들었지요. 분명 힘들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감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멤버들과 익숙해지자, 동료들을 엄마처럼 챙기는 푸근한 모습을 보여줬지요. 야자나무에 올라가 마실 음료를 마련해온 김병만의 다리를 문질러주며 다독여 주었고, 동료들이 맨손으로 불을 피우려다 좌절하자 옆에서 격려하고 힘을 주며 화이팅을 이끌어냈습니다. 무뚝뚝한 남자들 사이에서 때론 소녀의 모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때론 누나처럼 하나하나 챙겨주더니, 김병만과 추성훈이 사냥하려 자리를 비우자, 남아 있는 멤버들을 규합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등 스스로 해야할 일을 척척 해냈습니다. 민폐는 커녕 구심점과도 같은 역할을 해줬지요.

 

이렇게 존재감을 빛냈던 그녀였지만, 때론 어쩔수 없이 힘든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말말족을 찾아 나선 탐험에서, 박쥐 똥으로 둘러쌓인 길고 긴 동굴을 벗어났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비박을 하게 된 상황에서 몸도 마음도 기진맥진했던 박시은인데요, 그녀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 상황이 짜증난다'고 토로하기도 했었습니다. 방송 후 이 '짜증'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녀의 말은 인터뷰과정에서 자신의 한계에 대한 가벼운 넋두리였을 뿐입니다. 원년멤버 광희마저 포기를 선언했었을 정도로 힘겨운 상황속에서도 내색 한번 않던 그녀가 보인 인간적인 면모였지요.

 

원시부족 말말족이 건네준 흰개미요리를 시식하고 박쥐요리를 기꺼이 먹어보며 '맛있다 훈제햄같다'는 품평을 시원하게 내놓을 정도로 병만족의 야생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박시은의 모습은 분명 매력있는 여성상입니다.
한국 남자들은 진하게 화장한 여자, 다이어트한 날렵한 몸매, 지극히 여성스러운 모습에 너무 익숙해 있습니다. 이럴때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박시은은 주말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지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정글의 법칙 출연 소감을 이야기했던 그녀는 화장실가기도 힘들고 샤워도 제대로 할 수 없었노라며 극한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그녀의 말투와 태도에선 그렇게 힘겹다거나 거북했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소중한 추억을 펼치는 듯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았을 도전을 기어이 이겨내며 정글의 법칙에도 여성이 필요하다는 것과 여성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을 일깨워준 박시은인데요, 이제는 나이어린 아이들까지도 자신을 알아본다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그녀는 연예인으로서 연기자로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그야말로 정글에서 건져올린 신데렐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