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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김광수대표의 충고, 쌩뚱맞거나 혹은 부적절하거나

 

 

티아라와 관련된 뉴스가 연일 뜨겁습니다. 이 거센 이슈 앞에선 올림픽도, 민주당 예비 경선도, 인천공항 매각등의 소식도 압도당하고 있는 분위기지요.

어제 있었던 김광수 대표와 화영의 면담이 큰 이슈가 됐습니다. 화영이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왔다는 김대표측의 주장과 화영이 불려갔다는 네티즌들의 정황제보가 팽팽이 맞서며 또다시 논란이 됐는데요, 그 진실이야 어떻든 간에 그 면담의 과정을 소개하는 김광수 대표의 태도에선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그는 화영이 찾아온 이유가 '(자기 길을 가고자)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으며 자신은 이를 만류하기 위해 고 채동하의 이야기를 해줬다고 했습니다. 어느새 제 발로 떠나는 화영과 이를 만류하는 김대표의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틀전 '중대발표'에선 아무 조건없이 화영을 놓아주겠다던 상황이 그의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역전되어 버렸지요.

 

 

상황을 돌변시키는 그의 오묘한 서사능력은 차치하더라도, 고 채동하의 이야기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다소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물론 그가 화영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면, 그 과정에서 고인을 언급할 수야 있겠지만, 그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을 굳이 언론에 콕 짚어서 공표한 것은 지적받을만 합니다.

'팀을 탈퇴한 후 사망소식을 접했을때 5년동안 함께 일 했던 사람으로서 가장 가슴 아팠다'던 그의 소감이 진심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바로 그렇기에 그 가슴 아픈 이야기는 그의 가슴 속에 간직했어야 했고, 화영의 앞날을 위해 진심어린 충고를 하고자 이 이야기를 꺼냈다면 이는 둘만의 이야기로 남겨놨어야 합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한 후에 '내가 이런 말을 해줬다'며 사방에 이야기 하고 다닌다면, 학생은 그의 충고에서 진정성을 느꼈었다 하더라도 이내 허무함을 느낄 법합니다. 그 충고의 목적이 혹 자기 과시는 아니였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과시의 수단으로 망자가 언급되었다면, 이는 고인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날 것입니다. 참고로 불필요한 이야기를 굳이 언론에 흘려 활용하는 것을 우리는 언론플레이라고 부릅니다.

 

 

더구나 아무 조건없이 계약해지하겠다던 김 대표는, 그래서 떠나겠다는 화영에게, 자신을 떠나서 가장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의 이야기를 내놓은 셈입니다. 도대체 떠나라는 건지 떠나지 말라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듯 진의가 헷갈리는 이야기는 전날 있었던 언론 보도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화영이 톱스타 행세를 했다, 목발을 집어던지는 등 돌발행동을 일삼았다'며 화영의 일탈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도 '화영을 보호해주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전날까지 일방적인 방출을 통보하고 그녀의 돌출행동을 운운했던 김 대표는, 이날 화영을 만나 만류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그 만류하는 충고에는, 그를 떠났다가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던 망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충고를 받아야 했을 당사자는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요, 두려움, 모욕감, 혹은 진정성?, 아니면 '이건 뭥미?'

김대표의 충고는 부적절했으며, 이를 언론에 공표하는 것은 쌩뚱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