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On/예능&오락 2012. 8. 26. 07:00

 

 

 

 

 

무한도전의 미션은 늘 흥미진진한데요, 오랜 결방을 깨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주 미션 '말하는대로'에 이어 어제는 '니가 가라 하와이'편을 통해 복잡하게 꼬아놓은 새로운 대결방식으로 선보였습니다. 멤버들은 저마다 아둥바둥 미션에 임하며 웃음을 자아냅지요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제작진, 그리고 그 미션에 부응하기 위한 멤버들의 생존방식이 치열하게 그려지는 무한도전의 미션들은 늘 다이나믹합니다. 하지만 어제 미션은 기발함 이상으로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어제방송에선 하와이여행권을 따내기 위한 단계별 팀미션이 주어졌는데요 간단한 첫미션엔 성공했지만, 두번째 미션에선 좌절하고 말지요. 그래서 멤버 전원이 하와이로 갈 기회를 놓치게 되었고, 해외여행에서 제외할 한명의 탈락자를 결정해야만 했습니다. 한 명의 희생으로 게임이 속개될 수 있는 게임방식 탓에 멤버들은 편가르기에 나섰지요, 내가 아닌 한 명을 떨어뜨려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나만 아니면 돼'라는 무한이기주의는 무한도전에서 과거에 콩트형식으로 가끔 있어왔던 것이고, 그런 분위기라도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레 웃음으로 이어지곤 했었습니다. 말그대로 '예능은 예능일 뿐'이었지요.

 


하지만 어제 방송에선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엿보였습니다. 한명을 제외시키기 위해, 멤버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저마다 살아남고자 처절하게 추억거리를 어필하고 나섰지요, 저마다 함께 갔던 여행을 거론하며 흥겨워하는 모습 뒤로, 멤버들과 이렇다할 추억을 공유하지 못했던 박명수의 외로운 모습이 비춰졌지요. 결국 1차투표에서 박명수와 길이 공동 꼴찌가 되었고, 2차 투표를 통해 길이 최종 탈락하고 말았는데요, 3단계 미션을 앞둔 멤버들은, 먼저 자리를 뜬 박명수를 제외한 채 서로 눈빛을 주고 받으며 무언가를 모의 하는 모습이었고, 굳이 등지고 앉아 애써 모른척 하는 박명수의 모습은 상당히 불편해 보였습니다.
 
불편했던 장면은 또 있었지요, 2단계 미션을 위해 두대의 차에 나눠 타게된 상황에서, 박명수는 자신의 차에 길이 타자 인상을 찌푸렸는데요, 방송분량을 채우지 못한다고 대놓고 구박하는 모습이었지요. 2명이 탄 여유로운 차를 두고 굳이 자리가 부족한 차에 서로 타려는 모습이나, 길이랑은 싫다며 하하를 끌고 나오는 박명수의 모습 등은 익살과 코믹 코드를 넘어서는 왕따의 그림자가 엿보였습니다. 

 


무한도전은 시대를 대표하는 예능입니다. 단순한 재미를 추구한다지만,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은 그들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의미에서 단순함을 넘어선 풍자예능의 진수를 볼 수 있지요. 지구온난화, 종편, 정치인, 독도 등 그 시대의 핫이슈에 대한 풍자를 보여주며, 예능도 유머를 겸비한 배움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몸소 실천해왔습니다. 늘 지나친 확대해석을 자제하기 위해 제작진은 당부하지만, 무한도전의 시청자들은 그들이 주는 깊은 의미에 늘 감탄해왔지요, 원치 않아도 이미 대중에게 깊이 각인된 무한도전의 풍자예능으로서의 의미는 남다를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와중에 보여진 어색한 분위기의 따돌림과 편가르기 모습은 예전의 무한도전답지가 않습니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는 티아라놀이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지요. 카톡과 SNS를 통해 한명의 왕따를 만들어놓고 돌아가며 조롱하는 방식입니다. 개방된 공간에서의 공공연한 왕따, 혹은 무작정 돌아가면서 한 사람을 왕따시키는 행위를 일종의 놀이개념으로 받아들이고 모방하는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인데요,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무한도전에서 홀로 외면받아 초라한 표정을 짓는 한 사람과 이를 보고 즐거워 하는 다수의 모습은 영 개운치 않은 뒤끝을 남겼습니다. 

 

 

예전처럼 상황극을 통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정색하지 않고 편안한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는 그들 사이의 정겨움이 제대로 표현됐다면 이런 상황조차 무한도전멤버들의 돈독하고 끈끈한 정을 돋우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오랜 결방의 여파인지 서로 무안을 주거나, 소외된 한명을 나머지 사람들이 면박주는 장면은 예전의 무한도전답지 않아 보입니다.

 

예능은 예능일 뿐 오해하지 말아야하겠지요, 또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다양한 코드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웃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시청자들은 예능을 통해 유쾌한 에너지를 얻을 것입니다. 하지만 유쾌함 대신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예능의 전설, 무한도전에도 오점이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무한도전을 아끼는 만큼 냉정한 지적도 필요하겠지요.


Posted by 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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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출가녀 2012.08.26 0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왕따는 아니겠죠? ㅎㅎㅎ
    뭐든 면박주고 깍아 내리는건 안좋은것 같아요~*
    방송에서라도 긍정적인 사람들 좀 많이 봤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ㅎㅎ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2. 2012.08.26 08: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따라고 할 정도까진 아닌거같은데....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신 건 아닌가 싶습니다ㅠㅠ
    왕따를 일부러 보여주며 의도적으로 까면 까는 무도이지,
    왕따를 만들어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시키는 무도는 아니지싶은데 말입니다..

  3. 2012.08.26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지나가다 2012.08.26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도전의 <니가 가라 하와이> 편은 티아라 화영 사태에 대한 사회적 비판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저는 봤습니다. IMF 이 후 <신자유주의> 시장주의가 사회에 팽배하면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심이 지배하는 사회를 환기 시키려는 김태호 PD의 노력을 살펴 보셨으면 합니다. 이번 편 다시 한 번 보시게 되면 무슨 뜻인지 아실 듯 싶네요.

  5. 예고보니.. 2012.08.26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탈락한 길씨의 역습이 있는듯합니다.
    담주를 기대해 봅니다..ㅎ

  6. 재미때문에그런건데 2012.08.26 2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그런건 재미를위해 희생햇다고 하면되는데
    무한도전까지 망하라고하는건가;;

  7. er 2012.08.27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길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불편하긴 하던데.. 아직 왕따라고 비춰지기엔 웃음적인 요소가 있으니까 단정지어 말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너무 자기들끼리 살려고 진정한 이기주의를 보여주는건 좀 그렇더라구요 .특히 박명수는 등지고 앉아있고 멤버끼리 눈빛교환할때...

  8. aha 2012.08.27 09: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길이 예능을 너무 못해요. 4년이 다되가는데 정색을 못고침.

    만약 저 상황 다른멤버들이나 런닝맨 광수가 처했더라면....

  9. 태풍혼 2012.08.27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쇼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승승장구>에 나와서도 이번처럼 김남주는 눈물 흘렸다. 아무리 봐도 이미연을 의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유난을 떠는 것이...

    좀 티 좀 안내고 살았으면 좋겠다.

    불쌍한 이미연... 김승우 배우 길 터주고... 다른 여자 남편되게 이혼까지 해주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

    김남주씨 행복하면 당신들 끼리 당신네 집에서 행복하셨음 합니다.

    연기자가 눈물 흘리는 것쯤 아무 것도 아닐텐데... 너무 티나요.

  10. 쿠키 2012.08.29 04: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가 알차네요 잘 보고 갑니다.

  11. ?? 2012.09.02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걸 가지고 난리네요 길하고 박명수 캐릭터가 원래 그건데
    서로 드러내놓고 보듬어주고 사랑해주고 하면 그게 예능입니까?
    실제로는 안저렇겠죠 방송과 현실을 구분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군요

  12. aa 2012.09.05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글이네요..
    한사람은 혼자서 헤드셋 끼고있는데.
    나머지멤버는 속닥거리고 있는거보면 시청자입장에서 매우 불쾌하네요.
    이것이 단순하게 재미를 위한 예능이었으면 좋겠지만.
    이장면은 웃음기도없엇고 상황극을 유발하는장면도 아니었기에 더욱 불쾌하게 느껴졌습니다.
    뭔가 서로 여행 같이 갔다온 멤버들 끼리 서로 챙기는게 눈에 뻔히 보이네요.
    멤버들 웃고 서로 친목다질때 명수옹혼자 헤드셋끼러 가고..
    씁쓸하네요..
    그리고 ?? <<님이 하신말처럼 멤버들끼리 떠드는데 명수옹혼자 헤드셋 끼러가는게 상황극이라는데. 어이없는건 그 상황극은 아무도 재밌게 보지않았을겁니다. 오히려 불쾌해지고 명수옹이 불쌍하다는생각만들뿐..
    왕따로 비쳐진 미묘한어긋남 정말 제목 그대로 장면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