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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1박2일, 소박한 탄생을 뒤엎은 윤종신의 반전


 


당초 윤종신은 음악의 신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1박2일에 출연했지만, 독보적인 예능감으로 모두를 배꼽잡게 만들었습니다. 강력한 리액션과 시시때때로 치고 들어오는 순발력을 보여주며, 첫 출연한 1박2일의 분위기를 주도했지요. 예능의 맥을 짚는 그의 감각 덕분에 1박2일 멤버들은 물론 함께 출연한 유희열과 윤상 또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모처럼 1박2일이 패러디를 선보였는데요, 위대한 탄생을 연상케하는 '소박한 탄생'으로 오디션을 열었지요, 각 장르의 대표로 뽑힌 차태현, 성시경, 김종민은 오디션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을 맡아 깨알같은 재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준비한 음악회는 결코 소박하지 않았습니다. 음악회를 화려하게 빛나게 해줄 알찬 음악인들이 함께 했기 때문이지요.

 


예능에선 만나기 힘든 유희열, 윤상과 더불어 윤종신이 그 주인공인데요, 라디오와 스케치북 진행을 통해, 어떤 상황에도 구렁이 담넘어가듯 자연스레 토크를 이끄는 입담을 자랑하는 유희열은 역시나 성시경과 독설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또 멤버들과의 인연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급격히 친해지는 모습이었고, 처음엔 낯설고 어색한 모습을 보였던 윤상도 이내 함박웃음을 지으며 1박2일의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뻔뻔할 정도로 완벽히 멤버들과의 경계를 허물어버린 윤종신으로 인해 1박2일의 재미가 폭발했습니다.

 

첫인사부터 윤종신은 음악보다는 웃음과 재미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그는 작은 손짓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김승우마저 부러워했던 그의 손짓은 어느새 모든 멤버들이 따라하는 파급력을 보여줬지요. 또 상대적으로 점잖은 자세를 지켰던 유희열과 윤상을 조기에 무장해제시켜서 예능의 장으로 끌어왔습니다. 유희열의 외모를 지적하고 윤상의 인기가수 시절을 농담으로 버무려주는 윤종신의 입담에 두 음악인도 순식간에 가벼운 예능인이 될 수 있었는데요, 윤종신의 농담에 어떨떨해하는 윤상에게 '처음엔 이렇게 다 내려놔야 재밌는거야'라며 윤상의 예능 입문을 환영해주기도 했습니다.

 

 

윤종신의 깐족거림과 예능감은 내내 계속되었지요, 가사도의 볼거리 소개를 위해 트럭에 올라탈때에도 쉬지 않는 폭풍수다를 보여주며, 멤버들이 경외하는 경지에 올랐는데요, 특히 입수 장면에선 최고의 절정을 보여줬습니다.

 

1박2일의 초대소님에겐 뗄레야 뗄 수 없는 '입수'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들은 장년층과 청년층으로 나눠 대표자끼리의 대결을 통해 단 한명만 입수하기로 정하게 되는데요, 가장 연장자이자 입수유력 보였던 윤상과, 입수만은 열외로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출연한 유희열이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오로지 윤종신만이 강력히 입수를 주장하고 나서지요. 자신은 이런 내기에서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다며, 입수가 아닌 잠수를 하자며 열을 올렸습니다. '나만 아니면돼'라는 입수 콘셉트와도 딱맞아 떨어지지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는 옛말처럼, 옆에서 바람잡으며 윤상과 유희열의 참여로 몰아가는 윤종신이었는데요,

 


이렇게 자신은 결코 아니리라 확신에 찬 채 시작된 장년층의 닭싸움에서, 윤상을 향해 돌진하던 윤종신은 자기 몸을 못이기고 제풀에 꽈당 넘어지고 말았지요. 워낙 드라마틱하게 넘어지는 모습에 좌중은 박장대소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입수자로 뽑혀, 옷가지를 벗고 '발열내의'만 입은채 차디찬 물속으로 들어간 윤종신은 허리까지 찬 바닷속에서 그동안 1박2일의 숱한 입수장면과도 너무도 다른, 윤종식만의 '다소곳한 자세'로 입수를 완성시켰습니다.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야생예능에 적응해온 윤종신이기에, 일부에서는 그를 음악인이 아니라, 예능인으로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도 오랜동안 독하게 주고받는 예능감을 보여왔기에,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 등장했을때는, 예능인이 왜 저런 걸 하냐는 목소리도 접했었다는 윤종신입니다. 

 


역시나 예능인으로 다시 만난 윤종신은 섬세하면도 감각적이었습니다. 뭘해도 웃겨주며 1박2일의 멤버보다 더 큰 방송분량을 확보하며 확실히 웃겨주었지요. 하지만 음악인으로서 초대된 윤종신은 이제 음악회를 앞두고 또다른 모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주 방송될 음악회에선 과연 예능인과 음악인 중 어떤 면모가 더욱 두드러질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