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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예능&오락

무도 WM7특집, 가벼운 웃음보단 뭉클한 감동을, 예능의 진화를 보여주다



 프로가 아니라 더 노력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한도전의 레슬링 특집, WM7 실황이 드디어 방영되었습니다. 지난 8월 19일 열린 경기에 대한 매표가 시작되지마자 47초만에 매진이 될 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은 매우 컸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방송된 연습장면에서는 아직 실력이 일천한 무도 멤버들이 고난이도 기술을 습득하면서 겪는 부상 그리고 그에 따른 고통들을 보면서는 이런 특집이 과연 예능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았습니다.
웃고 즐기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멤버들에게 너무 어렵고 힘든 그리고 위험하기까지한 도전을 시키는 제작진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았지요. 실제로 고통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정형돈이나 정준하의 모습을 볼 때는 정말 저렇게까지 해야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예능의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

무한도전의 원조격인 무모한 도전의 제목에서 알다시피 여섯 남자, 아니 지금은 일곱 남자의 좌충우돌 도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습니다. 그 도전에는 단순히 웃기려는 재미요소 뿐아니라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몰아넣는 눈물나는 도전도 너무나 많았습니다.
웃고 떠드는 신변잡기식 예능이 아니라, 할 줄 모르는 일곱남자들이 모여서 하나하나 배워가며 그들의 한계에 도전해보는 의미있는 도전들이었습니다. 몸치 박치인 노홍철과 체력이 약한 박명수와 함께하는 에어로빅특집, 댄스스포츠특집, 변변한 스포츠인 하나없는 멤버들의 봅슬레이 도전등등 표면상으로 놓고 봤을 때는 정말 무모한 도전이라 여겨지는 도전을 함께 해왔지요.
예능을 보며 배꼽잡는 웃음도 선사하지만, 예능에서 보기 힘든 진한 눈물의 감동도 함께 선사했습니다. 생생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라고 볼 수 있지요. 지금 방송사마다 많이 생겨난 여러 미션에 도전하는 예능의 시초라고 볼 수 있겠지요. 너무나 어설퍼 보이는 멤버들이 고난과 역경에 노력으로 맞서 성공을 이룬다는 컨셉이면서 그 속에서 억지가 아닌 진정한 감동을 준다는 게 무한도전이 예능에서 새롭게 개척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리로 보이는 WM7특집

지난 주 방송에는 유난히도 보기 힘든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특집을 보며 몸을 혹사당하는 장면에 많이 나왔었지만, 웃음기를 싹 가시게하고 웃음보다는 걱정과 우려를 먼저하게하는 장면들이 지난주 방송에 유난히 많았지요.
이렇게까지 예능을 해야 하나 하는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무한도전멤버들을 너무 혹사한다, 이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등등의 우려가 많았습니다. 계속 바닥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정형돈씨를 보면서 더욱 그러하였구요.
1년동안이나 진행된 특집이지만, 초보도 아닐 정도는 레슬링에 문외한이었던 그들이 경기를 할 만큼의 발군의 실력을 보이기는 한계가 있으니 그렇게라도 연습을 통해 숙련해지로 노력했을겁니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하지않아도 된다는 시청자들 그리고 신문 기자들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연예인이다.

♬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줄게요. 연기와 노래 코메디까지 다 해줄게.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게요. 언제나 처음같은 마음으로 ♪
싸이가 결혼하기전 부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로 직접 작사한 <연예인>이라는 노래.
새, 챔피온등으로 임팩트 강한 노래를 부르던 싸이 노래치고는 조금은 로맨틱하고 조금은 낯설했던 이 노래가 이번 레슬링특집에서 이렇게 감동을 줄 줄은 몰랐습니다.
힘겨운 구토를 끝내고, 고개 숙인채 무대로의 입장을 기다리는 정형돈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을 아리게 하네요.
어렵고 힘든 도전을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 그들은 연예인입니다.
시청자들을 즐겁게, 웃게 할 수 있다면 연기와 노래 코메디까지 더 보태서 감동까지 주는 그들은..연예인입니다.


웃고 떠들고 놀면서 방송해도 한회 출연료가 회사원 월급을 넘어선다는 많은 연예인들이 있습니다. 그런 연예인들을 보는 시청자들은 웃음을 주는 그들이 좋고 즐겁기도 하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도 되지요. '저 정도 고생 그 돈 주면 나도 하겠다'하는 삐딱한 시각을 만들어 내게도 합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면 이 한몸 던져서 웃게 해드리겠습니다하는 정형돈씨의 의지가 더 나아가서 무한도전의 의지가 보였습니다. 링거를 맞으면서도 경기를, 그리고 관중을 걱정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던 정준하, 그리고 체력고갈과 긴장으로 구토하던 정형돈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무한도전멤버들을 보며 저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들이 주는 웃음과 감동 그대로 싸이의 노래말 속의 바로 그 연예인들이라고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의 모델이 되어왔습니다.
흔히들 예능은 재밌어야 한다고 합니다. 근데 무한도전은 웃음에 감동까지 줘야한다는 힘겨운 과제를 우리 예능계에 던져주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