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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On/스타&연예

위대한탄생 권리세, 잔인한 질문에도 빛난 젖은 미소



                        비난 넘은 젖은 미소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이 많은 이들의 관심속에서 첫 전파를 탔습니다. 심사위원점수 30%에 시청자투표 70%를 합산하여 2명의 참가자가 탈락하는 본격적인 대국민 서바이벌의 출발이지요. 결국 관심을 모았던 첫번째 탈락자는 황지환과 권리세였습니다. 역시나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순간은 긴장과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찍이 탈락자로 호명된 황지환과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남겨진 채 탈락의 순간을 기다려야 했던 권리세로서는 힘겨운 시간이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사실 권리세의 탈락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비록 그동안 가창력 논란도 많이 받았고 탈락의 위기에서 꾸준히 부활되며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녀를 지지하는 남성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무대에서는 예전에 비해 확실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지요. 더구나 마지막 합동공연에서 데이비드와의 커플타임이 상당히 비중있게 꾸며지면서 그녀의 매력이 더욱 부각됐지요. 확실히 돋보이는 비쥬얼을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의 탈락을 예상치 못했습니다. 아마 그녀를 지지하던 분들도 저처럼 방심했나봅니다. 이틀전 한 싸이트에서 생방송 예상 순위를 조사한 결과, 권리세가 1위를 했다는 소식이 비중있게 보도됐었는데요, 이 역시 권리세에게는 독이 된 듯합니다. 위대한 탄생으로서도 비중있는 뉴스메이커를 잃은 셈이지요.

그녀가 탈락하던 순간의 모습을 되짚어보고 싶습니다.
이날 탈락자는 멘토스쿨 소속별로 발표 됐는데요, 신승훈의 멘티인 황지환이 첫번째 탈락자로 발표 되었고, 이후 김윤아의 멘티 두명과 이은미의 멘티 두명만을 남겨놓은 상황을 맞게 됩니다. 결국 김윤아의 멘티인 백새은과 정희주가 모두 합격했다고 MC 박혜진이 밝히자 뒤쪽에서 초조하게 서있던 권리세는 옆에 있던 김혜리의 어깨에 얼굴을 묻어버렸지요. 하지만 미소만큼은 잃지 않았지요. 이제 마지막 탈락자는 권리세와 김혜리 중 하나가 될텐데요,
이런 가혹한 판정의 순간에 MC박혜진은 뜬금없는 질문을 합니다. 앞서 발표의 순간마다 참가자들에게 별 말도 없이, 합격과 탈락을 판정하는 진행에만 몰두하던 박혜진이었는데요, 마지막 순간에야 MC로서 던진 질문은 상당히 불편한 질문이 되고 말았습니다.


박혜진은 잔인한 질문이 될 것같다고 운을 떼더니, 권리세를 호명하며 묻습니다. '둘 중 누가 탈락할 것 같으세요?' 예능 프로그램이다보니 MC로서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질문을 하는 건 당연합니다. 설령 탈락자를 묻는 질문이더라도, 농담처럼 편안하게 질문했다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박혜진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마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듯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마치 정답을 요구하는 듯 했지요. 농담으로 리액션을 해 줄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쟤요'라고 대답할 사람이 있을까요.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쌩뚱맞고 진지한 질문을 접한 권리세는 성의껏 진지하게 대응했습니다. 곤혹스러웠던 표정도 잠시, 이내 미소를 지어보인 권리세는 박혜진에게 얼굴을 기울이며 속삭이듯 답했지요. '제가 탈락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곤 수줍게 웃어보였습니다. 그런데 박혜진은 멀뚱한 표정으로 묵묵부답이더니 같은 질문을 김혜리에게 던지더군요. 긴장을 풀어줘고 재미를 줘야할 본분은 상실하고, 취재정신만 발휘했던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박혜진은 시종일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듯 또박또박한 톤으로 진지하게 진행했습니다. 발표의 순간이 오자 서바이벌 프로그램답게, 참가자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불렀다가 또다시 반복해서 부르는 등 발표에 뜸을 들리기는 했지만 진지했습니다. 뜸을 들이더라도 능청스럽거나 장난기있게 진행을 했다면 예능다운 웃음이 있었겠지요. 슈퍼스타k2 당시 김성주의 '60초 후에 공개하겠습니다' 역시 애간장을 태운다며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 자연스러운 톤과 능청맞은 표정 덕에 한동안 유행어로 회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개성으로 브랜드가 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이날 박혜진MC의 진행에는 긴장과 딱딱한 느낌만이 남겨지더군요. 예능프로그램의 MC라면 웃음과 재미를 생각하고, 또 잔뜩 긴장해 있을 참가자들을 다독여줘야 할 것입니다. 박혜진에게 아쉬웠던 부분이지요. 특히 마지막 탈락자를 발표하는 순간엔 그녀 자신이 경직된 얼굴로, 분위기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었습니다. 권리세와 동일한 질문을 받게된, 김혜리는 결국 긴장한 채 대답을 지체하다가 힘겹게 모르겠다고만 답했지요. 결국 마지막 탈락자가 권리세로 확정되고도 김혜리는 경직된 자세를 풀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상적인 모습은 역시 권리세였습니다. 발표를 앞두고도 담담한 듯 탈락을 맞이할 준비를 하던 권리세는 막상 탈락하자 홀로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럼에도 김혜리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젖은 눈으로 꾸준히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지요. 박혜진의 질문에도 겸손하게 답했던 그녀는, 예전 멘토스쿨의 입성을 앞두고 부활될 당시에도 심사위원이나, 이미 합격한 멘티들보다는 뒤쪽에 있던 다른 탈락자들에게 가장 먼저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가창력에선 부족함을 드러냈고, 잦은 부활 탓에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얻어온 기회에 감사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멘토스쿨에서도 늘 진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멘토 이은미를 감동시켰는데요, 외모만큼이나 품성이 고운 그녀의 탈락이 아쉬움을 남깁니다. 힘겹고 긴장된 순간과 불편하고 곤혹스러운 질문마저 넘어선 권리세의 젖은 미소가 여운을 주네요.

***첨언합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 당시 권리세양의 대답은 '제가 라고 해야하지 않을까요?'라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점 양해바랍니다. 감사합니다.